테크인포
앱·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 끊었다가 다시 결제한 이유

가격이 43% 오른다는 안내를 받고 바로 해지 버튼을 눌렀습니다. 4개월 동안 광고 차단 프로그램도 써보고 버텨봤는데, 결국 다시 결제하게 된 과정을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 2026-05-20 작성#유튜브#유튜브프리미엄#구독서비스#OTT
유튜브 프리미엄 끊었다가 다시 결제한 이유

2023년 11월 청구 안내 메일을 열었다가 잠깐 멈췄다. 매달 10,450원씩 내던 유튜브 프리미엄이 다음 달부터 14,900원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계산해 보니 43% 인상이다. 안내 문구는 정중했지만 설명은 거의 없었다.

서비스가 그 사이에 뭔가 크게 나아진 게 있나 싶어서 생각해봤다.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2년 전부터 쓰던 서비스인데 확 달라진 경험은 없었다. 그냥 가격만 올라간 거였다.

그날 바로 해지 버튼을 눌렀다. 보상으로 남은 기간 환불을 받았는데, 정확히는 사용하지 않은 일수만큼 비례 환불이 들어왔다. 그건 깔끔했다.


광고가 이렇게 길어진 줄 몰랐다

해지하고 처음 이틀은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 광고가 나오면 5초 기다렸다 건너뛰면 됐다. 그 정도야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도 프리미엄 쓰기 전에는 그렇게 봤으니까.

그런데 유튜브 광고가 언제부터 이렇게 길어진 건지를 몰랐다. 프리미엄을 쓰는 동안 광고를 안 봤으니 그 사이에 얼마나 달라졌는지 감을 잃어버린 것 같다. 5초 후 건너뛰기가 되는 광고가 있는가 하면, 건너뛰기 자체가 안 되는 2분짜리 광고도 붙었다. 어떤 날은 영상 하나를 시작하기 전에 광고가 세 개씩 연달아 나왔다.

밥 먹으면서 유튜브를 켜두는 습관이 있는데, 밥이 다 식도록 광고를 보고 있는 날이 생겼다. 이게 생각보다 스트레스였다.

일주일을 버티다가 uBlock Origin을 설치했다.


광고 차단 프로그램으로 버텨보기

처음 두 달은 꽤 잘 됐다. 광고가 완전히 사라지니까 오히려 프리미엄 때보다 쾌적하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거면 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24년 6월쯤부터 유튜브가 광고 차단 감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비활성화해 주세요"라는 팝업이 뜨더니, 처음엔 새로고침하면 넘어갔는데 점점 무시하기 어려워졌다. 한 달쯤 지나니까 팝업을 닫아도 영상이 로딩은 되는데 몇 초 후에 멈추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나중엔 아예 재생 자체가 안 됐다.

우회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유튜브 전용 필터 목록을 추가하거나, Firefox로 갈아타거나, 확장 프로그램 설정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방법들이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실제로 다 시도해봤다.

Firefox에 커스텀 필터 조합은 꽤 오래 버텼다. 두 달은 안정적으로 쓴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숨바꼭질이었다. 잘 되다가 갑자기 안 되고, 찾아보면 새 필터 업데이트가 올라와 있고, 적용하면 또 잠깐 되다가 막히고. 계속 관리가 필요한 구조였다.

iOS에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써드파티 유튜브 앱을 두 개 깔아봤는데 기능이 빠져 있거나 UI가 달라서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결국 불편해서 거의 안 쓰게 됐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유튜브 광고 차단은 유튜브 측과 차단 프로그램 제작자들 사이의 군비 경쟁 같은 구조다. 차단하면 우회 감지 배포하고, 그걸 또 우회하면 더 강한 감지를 내놓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 싸움에 계속 끼어 있어야 하는 셈인데, 그게 꽤 피곤한 일이었다.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사실 광고보다 이게 더 불편했다

광고 자체보다 실질적으로 더 불편했던 건 따로 있었다.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화면을 끄는 습관이 있었다. 인터뷰나 팟캐스트 형식의 영상을 걸어다니면서 듣는 식으로. 귀에 이어폰 꽂고 화면 끄고 주머니에 넣으면 음악처럼 들을 수 있어서 꽤 자주 그렇게 했다.

프리미엄을 해지하고 나서 이게 안 된다는 걸 처음 이틀 동안은 몰랐다. 지하철에서 화면 끄고 주머니에 넣었더니 바로 멈췄다. 앱이 오류난 줄 알고 계속 껐다 켰다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백그라운드 재생이 프리미엄 전용 기능이었다. 프리미엄을 쓸 때는 너무 당연하게 쓰던 거라 그냥 유튜브 기본 기능인 줄 알았던 것이다.

음악은 스포티파이로 넘어갔다. 월 10,900원짜리 개인 플랜이다. 솔직히 음악만 놓고 보면 유튜브 뮤직보다 나았다. 알고리즘이 취향을 더 잘 잡아줬고, 플레이리스트도 편했다. 이 부분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유튜브 영상 자체를 화면 끄고 듣는 건 대체할 방법이 없었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콘텐츠 자체가 스포티파이에는 없으니까.


다시 결제하게 된 날

2024년 8월 저녁, 광고 차단 프로그램이 또 막혀서 설정을 뒤지고 있었다. 필터 업데이트하고, 적용해보고, 안 되니까 다른 방법 검색하고, 그것도 안 되니까 또 다른 방법을 찾고. 한 시간 가까이 그러고 나서 화면을 꺼버렸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었다.

월 14,900원을 안 내려고 그 이상의 시간과 집중력을 쓰고 있었다. 시간으로 따지면 계산이 전혀 안 맞는 짓이었다. 그리고 결국 유튜브를 제대로 못 보고 있었다.

그날 바로 재결제했다. 4개월 만이었다.


돌아와서 알게 된 것

다시 쓰면서 내가 유튜브를 얼마나 많이 쓰는지를 새삼 알게 됐다. 아침 식사 때, 운동할 때, 이동 중에, 자기 전에. 하루에 여러 번, 꽤 긴 시간 동안 쓰고 있었다. 유튜브가 없는 하루를 상상해봤더니 꽤 공허했다. 그 정도로 쓰는 서비스였다.

그 정도로 쓰는 서비스에서 광고를 보거나 백그라운드가 안 되는 건 나한테는 실질적인 불편이었다. 해지해보고 나서야 그걸 확인한 거다. 끊어보기 전까지는 그냥 막연하게 "이 돈이면 다른 걸 쓸 텐데"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까 나한테는 그만한 구독이었다는 결론이 됐다.

유튜브 뮤직은 스포티파이로 완전히 대체가 됐다. 프리미엄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중복 구독인 셈인데, 유튜브 뮤직 앱을 거의 안 열게 됐다. 그냥 별개의 서비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해지와 재결제를 해보면서 내가 어떤 서비스에 실제로 돈을 낼 의향이 있는지를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됐다. 넷플릭스는 한동안 잘 안 보게 되는 시기가 있어서 해지했다가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하는데, 유튜브 프리미엄은 그런 패턴이 없다. 쓰지 않는 날이 없다. 그 차이가 컸다.


가족 요금제 얘기

참고로 적어두는 거지만, 혼자 쓴다면 월 14,900원이지만 가구 내 최대 5명이 같이 쓸 수 있는 가족 요금제는 월 22,900원이다. 2명이 쓰면 1인당 11,450원, 5명이 쓰면 1인당 4,580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같이 쓸 가족이 있다면 혼자 14,900원 내는 것보다 훨씬 낫다. 나는 혼자라 해당이 없지만, 이걸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을 것 같아서 적어둔다. 유튜브를 자주 보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으면 같이 묶는 게 확실히 이득이다.

지금은 해지할 생각이 없다. 가격이 또 오르기 전까지는.


유튜브 프리미엄이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유튜브를 별로 안 보는 사람한테 이 구독은 의미가 없다. 하루 30분 이하로 쓰는 사람이라면 광고를 보는 게 그냥 더 나을 수 있다. 광고 시간이 하루 몇 분 안 된다면 월 14,900원은 비싸다.

나처럼 유튜브가 거의 유일한 영상 매체인 경우, 즉 넷플릭스나 다른 OTT를 잘 안 보고 유튜브만 주로 본다면 가성비가 괜찮다는 쪽으로 계산이 나온다. 반대로 여러 OTT를 이미 구독하고 있고 유튜브는 가끔만 보는 사람이라면, 끊어보고 어떤지 확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처럼 4개월 만에 돌아오게 될 수도 있고, 그냥 광고 보면서 써도 된다는 결론이 날 수도 있다. 어떤 쪽이든 끊어봐야 알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관련 글

#유튜브#유튜브프리미엄#구독서비스#OTT
💻

테크인포 운영자

IT 기기를 10년 넘게 직접 쓰면서 경험한 것들을 솔직하게 씁니다. 소개하는 모든 앱과 설정은 제 기기에서 먼저 테스트한 후 작성하며, 협찬·광고 없이 운영합니다. 글에 틀린 내용이 있으면 문의 페이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