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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네 개 구독하다 지쳐서 하나만 남겼습니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를 한꺼번에 구독하다가 월 5만 원 넘는 청구서를 보고 정리했습니다. 1년 넘게 줄여보면서 결국 하나만 남긴 과정과, 왜 그게 쿠팡플레이였는지 적었습니다.

📅 2026-06-17 작성#OTT#넷플릭스#티빙#쿠팡플레이#구독서비스#구독정리
OTT 네 개 구독하다 지쳐서 하나만 남겼습니다

작년 12월 카드 명세서를 넘겨보다가 OTT로만 한 달에 5만 4천 원 정도 빠져나간 걸 봤습니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네 개를 동시에 돌리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네 개를 다 보려고 결제한 건 아니었습니다. 넷플릭스는 원래 쓰고 있었고, 티빙은 보고 싶은 예능 하나 때문에 가입했다가 안 끊었고, 웨이브는 무료 체험 한 달 끝나고 그냥 흘러갔고, 쿠팡플레이는 쿠팡 주문하다가 어느새 딸려 있었습니다. 하나하나는 만 원 안팎이라 별로 안 비싸 보였는데, 네 개가 모이니까 한 달 외식 두 번 값이었습니다.

게다가 이게 1년이면 65만 원이 넘는다는 걸 그때 계산해봤습니다. 그 돈으로 뭘 할 수 있나 생각하니까 좀 아까웠습니다. 무엇보다 네 개를 다 제대로 보고 있느냐 하면 전혀 아니었습니다. 켜지도 않는 앱에 매달 돈을 내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하나만 남았고, 그게 쿠팡플레이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1년 가까이 걸렸고, 중간에 끊었다가 다시 결제한 것도 있어서 깔끔한 성공담은 아닙니다.


일단 제일 안 보는 것부터 끊었습니다

명세서를 보고 처음 한 일은 "지난달에 이걸로 뭘 봤지"를 떠올려본 거였습니다. 넷플릭스랑 티빙은 바로 답이 나오는데, 웨이브는 아무리 생각해도 마지막으로 켠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났습니다.

웨이브를 제일 먼저 해지했습니다. 지상파 콘텐츠가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솔직히 저는 본방을 챙겨 보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 장점이 저한테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가입할 때는 "지상파 드라마 정주행 해야지" 했는데, 막상 한 편도 끝까지 본 게 없었습니다.

해지하는 데 1분도 안 걸렸고, 그 뒤로 단 한 번도 아쉬웠던 적이 없습니다. 이건 그냥 관성으로 내던 돈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배운 건, 안 보는 OTT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 "혹시 나중에 볼지도 모르니까"라는 생각으로 남겨두는 건데, 그 나중은 거의 안 옵니다. 정작 어려운 건 "둘 다 어느 정도는 본다" 싶은 것들이었습니다.

진짜 고민은 넷플릭스였습니다

넷플릭스는 거의 5년을 썼습니다. 끊는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해봤던 서비스라, 후보에 올린 것만으로도 좀 이상한 기분이었습니다.

문제는 작년에 광고 없는 요금제가 또 오르면서 월 17,000원이 됐다는 거였습니다. 처음 가입했을 땐 만 원도 안 됐던 것 같은데, 몇 년 사이에 슬금슬금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실제로 본 걸 헤아려봤는데, 오리지널 시리즈 몇 개 정도였습니다. 한 달에 한두 편 보자고 17,000원을 내는 게 맞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1월에 큰맘 먹고 해지했습니다. 그런데 2월 중순에 보고 싶던 시리즈 새 시즌이 올라와서, 딱 그것만 보려고 다시 결제했습니다. 결제 버튼을 누르면서 "이래서 다들 못 끊는구나" 했습니다. 넷플릭스는 끊기 어려운 게 아니라, 끊어도 다시 부르는 게 꾸준히 나온다는 게 진짜 무기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넷플릭스를 보고 싶은 게 쌓이면 한 달 결제해서 몰아 보고 다시 끊는 식으로 씁니다. 상시 구독은 안 합니다. 한 달 동안 보고 싶었던 거 두세 편을 주말에 몰아서 보면 17,000원이 안 아깝습니다. 이 방식이 저한테는 제일 깔끔했는데, 매번 가입하고 해지하는 걸 귀찮아하는 분이라면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가끔 해지하는 걸 까먹어서 한 달 더 빠져나간 적이 있습니다.

티빙은 의외로 미련 없이 보냈습니다

티빙은 한국 예능이랑 드라마 보려고 남겨뒀던 건데, 막상 줄이려고 보니 제가 보던 프로그램이 시즌 끝나면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다음 시즌 나올 때까지 몇 달씩 안 켜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 몇 달 동안에도 요금은 꼬박꼬박 나갔고요.

그래서 봄쯤에 정리했습니다. 다만 티빙은 시기를 잘 봐야 하는 게, 보고 싶은 예능 새 시즌이 시작하는 달에는 다시 결제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베이직 요금이 월 7,900원 정도라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저는 그걸 알고 끊은 거라 미련은 없었습니다.

솔직히 티빙이 나쁜 서비스라서 끊은 게 아닙니다. 콘텐츠는 좋은데 제 시청 패턴이랑 안 맞았을 뿐입니다. 매주 예능을 챙겨 보거나 국내 드라마를 즐겨 보는 분이라면 저랑 정반대 결론이 나올 겁니다. 이건 어느 서비스가 우월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뭘 보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왜 쿠팡플레이가 남았나

여기가 좀 의외인 부분입니다. 넷플릭스나 티빙처럼 콘텐츠가 압도적이라서 남긴 게 아닙니다.

저는 쿠팡을 자주 씁니다. 생필품이나 자잘한 거 거의 다 쿠팡에서 시킵니다. 와우 멤버십을 어차피 무료배송 때문에 유지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쿠팡플레이가 딸려 옵니다. 월 7,890원 와우 회비 안에 OTT가 포함되는 구조라, 따로 OTT 값을 낸다는 감각이 거의 없습니다. 배송비 아끼려고 내던 돈에 영상이 덤으로 붙은 셈입니다.

콘텐츠가 대단해서 남긴 건 아니라고 했지만, 막상 보니 스포츠 중계랑 자체 예능이 생각보다 볼 만했습니다. 특히 축구 같은 건 여기 아니면 못 보는 것도 있어서, 어쩌다 한 번씩 켜는 빈도가 다른 OTT 끊고 나서 오히려 늘었습니다. 다른 데 볼 게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손이 가더군요.

정리하자면 쿠팡플레이가 최고라서 남은 게 아니라, "안 내던 돈"이라서 남았습니다. 이게 제 기준에서는 제일 합리적이었습니다. 쿠팡을 안 쓰는 분한테는 전혀 해당 안 되는 이야기라, 이 부분은 사람마다 완전히 갈릴 거라고 봅니다. 만약 제가 쿠팡을 안 썼다면 아마 넷플릭스를 남겼을 것 같습니다.

줄이고 나서 달라진 것들

네 개에서 하나로 줄이고 나서 월 고정 지출이 5만 원대에서 8천 원이 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년이면 5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이 돈이 그동안 어디로 사라지고 있었나 싶었습니다.

생각 못 한 효과도 있었습니다. 볼 게 너무 많으면 오히려 아무것도 안 보게 되는데, 선택지가 줄어드니까 그냥 있는 거 보게 됐습니다. "뭐 볼까" 하면서 30분씩 목록만 넘기던 시간이 확 줄었습니다. 넷플릭스, 티빙 번갈아 켜면서 둘 다 볼 거 없다고 끄던 그 허무한 시간이요. 이건 돈 문제랑 별개로 좋았습니다.

물론 아쉬울 때도 있습니다. 친구들이 넷플릭스 신작 얘기할 때 저만 못 봤거나, 화제작이 티빙에 올라왔을 때는 좀 근질거립니다. 그럴 때는 앞서 말한 대로 한 달 결제해서 보고 끊습니다. 이 방법이 정답인지는 모르겠고, 어떤 달은 결제 두 개가 겹쳐서 결국 줄인 의미가 없는 적도 있었습니다. 4월이 그랬는데, 넷플릭스랑 티빙을 같은 달에 다시 켜는 바람에 그 달만은 예전이랑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끊고 나니 안 보던 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OTT를 줄이면 볼거리가 부족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유튜브에 무료로 풀린 옛날 예능이나 다큐를 보는 시간이 늘었고, 안 읽고 쌓아둔 책도 한두 권 펼치게 됐습니다. 영상에 쓰던 시간이 줄어든 게 아니라 옮겨간 거긴 한데, 적어도 매달 나가는 돈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도서관 앱으로 무료 전자책을 빌려 보는 것도 이때 처음 해봤습니다.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걸 싶었습니다. OTT 하나 끊은 돈이면 사실 다른 데 쓸 곳이 많았던 거죠. 이건 OTT 정리하면서 얻은 뜻밖의 소득이었습니다.

계정 공유로 버틸까도 고민했었습니다

사실 끊기 전에 다른 방법도 생각해봤습니다. 주변에서 넷플릭스 계정을 4명이서 나눠 쓰면 1인당 4천 원대로 떨어진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한동안 회사 동료 둘이랑 나눠 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신경이 쓰였습니다. 누가 정산을 깜빡하면 제가 먼저 결제하고 받아야 하고, 작년부터 넷플릭스가 같은 집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추가 요금을 물리는 정책을 강화하면서 슬슬 불편해졌습니다. 결국 "돈 몇천 원 아끼자고 매달 신경 쓰는 게 더 피곤하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계정 공유 중개해주는 서비스도 써봤는데, 갑자기 비밀번호가 바뀌어서 못 들어간 적이 두어 번 있었습니다. 싸긴 한데 마음이 안 편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이런 자잘한 스트레스를 못 견디는 편이라 결국 안 맞았습니다.

다시 늘리고 싶은 유혹은 늘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하나로 줄인 지금도 가끔 다시 결제하고 싶습니다. 연말처럼 화제작이 쏟아지는 시기에는 특히 그렇습니다. 작년 연말엔 넷플릭스, 티빙에 동시에 볼 게 몰려서 두 개를 같이 켰던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한 나름의 규칙은, 늘리더라도 "이번 달만"이라고 못 박는 겁니다. 자동결제를 켜두면 어느새 다시 네 개가 되어 있을 게 뻔하니까요. 결제하는 날 휴대폰 캘린더에 "○일에 해지"라고 적어둡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안 그러면 또 명세서 보고 놀라게 됩니다.

이 방법이 완벽한 건 아닙니다. 앞에서 말했듯 해지 날짜를 놓쳐서 한 달 더 나간 적도 있고요. 그래도 자동으로 네 개 다 유지하던 때보단 확실히 낫습니다.

결국 하나만 남기는 게 정답일까

저는 하나만 남겼지만 이게 모두에게 맞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거나 가족이 각자 다른 걸 본다면, 두세 개 두는 게 더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부모님은 티빙 하나로도 하루 종일 볼 게 있다고 하시고요.

다만 한 번쯤 명세서를 펼쳐놓고 "지난 한 달에 이걸로 뭘 봤지"를 떠올려보는 건 누구한테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질문에 답이 안 나오는 서비스부터 끊었고, 그것만으로도 절반이 정리됐습니다.

남길 하나가 꼭 콘텐츠가 제일 많은 곳일 필요는 없습니다. 저처럼 다른 이유로 어차피 내던 돈에 묻어가는 게 있다면 그게 후보일 수도 있고요. 여러분은 끊는다면 뭘 마지막까지 남기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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