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포
앱·서비스

노션 2년 쓰다가 옵시디언으로 갈아탄 이유

노션을 2년 동안 메인 메모 앱으로 썼습니다. 잘 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불편한 게 쌓여서 옵시디언으로 옮겼습니다. 좋아진 점도, 포기한 점도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 2026-06-12 작성#노션#옵시디언#메모앱#생산성#노트앱
노션 2년 쓰다가 옵시디언으로 갈아탄 이유

2023년 초부터 2년 넘게 노션을 메인 메모 앱으로 썼습니다. 회의록, 독서 기록, 개인 일정, 가계부 비슷한 표까지 거의 다 노션에 몰아넣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옮길 생각은 한동안 없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 가을쯤부터 슬슬 불편한 게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고, 작은 짜증이 누적된 쪽에 가깝습니다. 결국 2025년 11월에 옵시디언으로 옮겼고, 지금 7개월쯤 됐습니다.

처음부터 말씀드리면, 옵시디언이 노션보다 무조건 좋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저한테 맞았다는 거고, 노션이 더 나은 사람도 분명히 많을 겁니다.


노션을 떠나게 된 결정적인 이유

가장 컸던 건 속도였습니다.

노션은 인터넷 기반이라 페이지를 열 때마다 로딩이 있었습니다. 평소엔 몰랐는데, 메모가 수백 개로 쌓이고 나니까 앱을 켜고 원하는 페이지가 뜨기까지 몇 초씩 기다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특히 외부에서 폰으로 급하게 뭔가 적으려고 할 때, 로딩 도는 화면을 보고 있으면 적으려던 생각이 날아가곤 했습니다.

메모라는 게 떠오를 때 바로 적어야 하는데, 그 몇 초가 은근히 거슬렸습니다. 카페에서 갑자기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폰을 꺼냈는데 노션이 로딩 중이면, 그냥 메모장 기본 앱에 적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노션에 안 적고 여기저기 흩어지는 메모가 늘어났습니다.

지하철처럼 인터넷이 끊기는 곳에서는 더 답답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어느 정도는 됐지만, 안 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신뢰가 잘 안 갔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좀 개인적인 건데, 제 메모가 노션 서버에만 있다는 게 어느 순간 불안했습니다. 서비스가 갑자기 정책을 바꾸거나, 계정에 문제가 생기면 2년치 기록을 통째로 못 보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긴 건 아니지만, 한번 그 생각이 드니까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옵시디언은 접근 방식 자체가 달랐습니다

옵시디언은 노션이랑 구조가 완전히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메모가 제 컴퓨터 안에 마크다운 파일로 그냥 저장된다는 점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옵시디언에서 쓴 메모 하나하나가 .md 파일로 폴더 안에 들어 있습니다. 옵시디언을 안 켜도 그 파일들을 윈도우 탐색기에서 볼 수 있고, 메모장으로도 열립니다. 나중에 옵시디언이 망해도 제 메모는 그냥 텍스트 파일로 남아 있는 거죠. 이 부분이 저한테는 제일 안심됐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이 필요 없으니까 빠릅니다. 앱을 켜면 로딩이라는 게 거의 없습니다. 폰에서 메모 앱 켜듯이 바로 뜨고, 적고, 닫습니다. 노션 쓸 때 답답했던 그 몇 초가 사라지니까 메모하는 빈도 자체가 다시 늘었습니다.

링크 기능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메모끼리 대괄호 두 개로 연결할 수 있는데, 이렇게 연결해두면 나중에 "이 주제랑 연결된 메모가 뭐였지"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독서 기록을 적을 때 같은 작가의 다른 책 메모랑 연결해두면, 나중에 그 작가 페이지에서 관련된 게 다 모입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는데, 메모가 쌓일수록 의외로 자주 따라가게 됐습니다.

검색도 빨라서 좋았습니다. 노션에서도 검색은 됐지만, 메모가 많아지니까 결과가 뜨기까지 또 기다려야 했습니다. 옵시디언은 단어를 치는 즉시 결과가 나옵니다. 예전에 적어둔 메모를 다시 찾는 일이 생각보다 잦은데, 이게 빨라지니까 옛날 기록을 더 자주 들춰보게 됐습니다. 2년 전에 적어둔 회의록을 5초 만에 찾아서 그대로 써먹은 적도 있습니다. 노션이었으면 찾다가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옮기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여기서 솔직하게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2년치 노션 메모를 옮기는 게 생각보다 훨씬 귀찮았습니다.

노션에는 내보내기 기능이 있어서 마크다운으로 한 번에 빼낼 수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빼낸 파일을 보니까 깔끔하게 안 옮겨진 게 많았습니다. 특히 노션의 표나 데이터베이스 기능으로 만든 건 옵시디언에서 제대로 안 보였습니다. 가계부처럼 표로 정리해뒀던 건 거의 다시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미지도 문제였습니다. 노션에 붙여넣은 이미지들이 내보내기 후에 링크가 깨진 게 꽤 있어서, 중요한 것들은 하나씩 다시 넣었습니다. 이 작업만 주말 이틀을 썼습니다.

그래서 한번 후회도 했습니다. "그냥 노션 계속 쓸걸 괜히 일을 벌였나" 싶었습니다. 옮기는 중간에 멈추고 며칠 손을 놨던 적도 있습니다. 결국 다 옮기긴 했는데, 만약 메모가 더 많았으면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옮기실 분이 있다면, 한 번에 전부 옮기려고 하지 말고 자주 쓰는 메모부터 조금씩 옮기는 걸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욕심내서 한 번에 다 하려다가 지쳤습니다.


노션이 더 나았던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옵시디언으로 와서 다 좋아진 건 아닙니다. 포기한 것도 있습니다.

제일 아쉬운 건 협업이었습니다. 노션은 링크 하나로 다른 사람을 초대해서 같이 편집하기가 쉬웠습니다. 친구랑 여행 계획을 같은 페이지에서 짜거나, 간단한 작업을 나눠서 적기에 좋았습니다. 옵시디언은 기본적으로 혼자 쓰는 도구라 이게 안 됩니다. 여러 사람이 같이 봐야 하는 문서는 여전히 노션이나 구글 문서를 씁니다.

그리고 노션은 처음부터 예쁘고 정돈된 느낌이 있습니다. 표, 캘린더 보기, 칸반 보드 같은 게 클릭 몇 번으로 만들어집니다. 옵시디언은 기본 상태가 좀 투박하고, 그런 기능을 쓰려면 플러그인을 따로 깔거나 설정을 만져야 합니다. 이걸 만지는 걸 귀찮아하는 분이라면 옵시디언은 오히려 스트레스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저것 설정 만지는 걸 싫어하지 않는 편이라 괜찮았는데, 그냥 켜서 바로 쓰고 싶은 사람한테는 노션이 더 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옵시디언을 켰을 때 화면이 너무 휑해서 잠깐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노션은 빈 페이지에도 안내 문구나 템플릿 버튼이 있어서 뭘 해야 할지 알려주는데, 옵시디언은 빈 폴더에 빈 메모 하나만 덩그러니 있어서 "이걸로 뭘 하라는 거지" 싶었습니다. 익숙해지는 데 한 일주일 걸린 것 같습니다.

폰이랑 컴퓨터 동기화도 노션이 더 쉬웠습니다. 옵시디언은 파일이 내 기기에 있다 보니, 여러 기기에서 같이 보려면 동기화를 따로 설정해야 합니다. 공식 유료 동기화 서비스를 쓰거나, 클라우드 폴더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걸 맞추는 데도 조금 시간을 들였습니다.


7개월 써보고 든 생각

지금은 옵시디언에 정착했고, 당분간 다시 옮길 생각은 없습니다. 빠른 속도랑 내 메모가 내 컴퓨터에 있다는 안정감, 이 두 가지가 저한테는 다른 단점들을 덮을 만큼 컸습니다.

그런데 누가 "노션이랑 옵시디언 중에 뭐 써야 돼요"라고 물으면 쉽게 대답을 못 하겠습니다. 둘이 잘하는 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랑 같이 쓰는 문서가 많거나, 예쁜 표랑 캘린더를 클릭으로 바로 만들고 싶으면 노션이 맞습니다. 혼자 쓰는 메모가 대부분이고 속도랑 데이터 소유가 중요하면 옵시디언이 맞습니다.

저는 후자였던 건데, 이걸 처음부터 알았던 건 아니고 2년 노션을 쓰고 나서야 제가 뭘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러니 지금 노션을 잘 쓰고 계신 분이라면 굳이 옮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처럼 불편한 게 쌓이는 시점이 오면 그때 옵시디언을 한번 켜보셔도 늦지 않습니다.

혹시 옮길까 말까 고민 중이시라면, 전부 옮기지 말고 메모 몇 개만 옵시디언에 넣어보고 일주일 써보는 걸 권합니다. 도구는 직접 며칠 써보기 전까지는 나한테 맞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관련 글

#노션#옵시디언#메모앱#생산성#노트앱
💻

테크인포 운영자

IT 기기를 10년 넘게 직접 쓰면서 경험한 것들을 솔직하게 씁니다. 소개하는 모든 앱과 설정은 제 기기에서 먼저 테스트한 후 작성하며, 협찬·광고 없이 운영합니다. 글에 틀린 내용이 있으면 문의 페이지로 알려주세요.